방통위, ‘특혜매각·졸속심사’ 논란 속 YTN 사영화 단행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김홍일)가 'YTN 사영화'를 승인했다. YTN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특혜 매각 의혹, 졸속 심사 논란 등이 제기됐지만 방통위는 "엄격한 조건을 부과했다"며승인을 의결했다.

7일 방통위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을승인했다.방통위는 "YTN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에 대해 방송의 공적책임 등과 관련해 제기된 사회적 우려 등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보도전문채널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여 승인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유진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승인하면서 내건 조건은 총 10개다.▲유진이엔티의 사외이사·감사를 유진그룹과 무관한 독립적인 인사로 선임할 것 ▲YTN 대표는 미디어 분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할 것 ▲YTN 사외이사·감사는 유진이엔티와 관련없는 독립적인 인사로 선임할 것 ▲유진그룹에 유리한 보도를 강요하는 등 YTN 보도·편성에 개입하지 않을 것 ▲YTN에 대한 증자·투자계획을 이행할 것 ▲YTN으로부터배당금을 수령한 경우 YTN을 위해 사용할 것 등이다.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유진그룹은 ▲저널리즘 연구소 설립 ▲데이터 저널리즘 지원팀 운영 ▲보도조직 강화 ▲공익성 보고서 마련 ▲향후 5년 간 400억 투자 ▲모기업 추가 출자 등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위원장은 "공적영역에서 민간영역으로의 전환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알고 있다. (유진그룹은)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필요한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했다"며 "YTN이 더욱 국민의 신뢰를 받는 보도채널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보도전문채널은 사회의 공기라고 생각한다.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방송에 대한 공정성과 공적책임 실현가능성, 재정적 건전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고, 신청인이 제출한 추가자료도 모든 심사위원에게 다시 자문해 의견을 받았다. YTN 투자계획 적절성에 관해 회계전문가에게 추가적인 전문의견을 듣는 등 심도 있는 검토 과정을 위해 노력했다"며 "승인을 하되 심사위에서 제시한 내용과 방송의 공정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YTN 사영화는특혜 매각 의혹, 부실·졸속 심사 논란 속에 진행됐다.YTN 공기업 지분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애초 한전 KDN(21.4%)의 지분을 단독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가 돌연 한국마사회(9.5%)의 지분을 합쳐 '통매각'(공동매각)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뒤바꿨다. 신문사와 대기업은 보도전문채널 지분을 30% 넘게 소유할 수 없도록 정한 방송법 규정으로 잠재적 매수자의 참여를 막았다는 의구심, 다시 말해 특정 기업에게 지분을 넘기려 한다는 의혹이 커졌다.

방통위의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심사 과정은 '속도전'이었다. 기본심사계획은 하루 만에 세워졌고, 심사는 2주 만에 끝났다. 전례를 보면 기본심사계획을 의결하는 데에만 1~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YTN 최대주주 변경 심사위원회는 유진그룹의 사업계획이 부실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보도전문채널 최다액출자자로서 명확한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방송의 공적책임 계획의 구체적·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 ▲사회적 신용도와 관련한 부정적 요인이 상당하며 YTN 발전을 위한 투자계획이 빈약하다는 의견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에 따르면 일부 심사위원들은 "워낙 서류자료가 부실했다", "도저히 심사하기 어려웠다" 등의 말을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29일 전체회의에서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보류했다. 이후 유진그룹은 방통위에 40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추가자료를 제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400페이지의 자료는 '추가자료'가 아닌 새로운 심사가 필요한 수준의 자료라며 방통위에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도 문제로 꼽힌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20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권태선 이사장 후임 이사의 임명 효력 정지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행 방통위법에서 정한 대로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방통위가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게 적법하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방통위는 정치적 다양성을 그 위원 구성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 국민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 증진이라는 방통위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 사건 임명처분은 단 2명의 위원들의 심의 및 결정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 사건 임명처분의 효력을 유지·존속시키는 것은 방통위법과 방문진법이 이루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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