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경제] 좁아지는 채용문에 뒷전으로 밀린 ‘경단녀’

게티이미지뱅크.

카지노 : 10여년 전 병원 원무팀에서 일했던 주부 김모(44)씨는 최근 구직활동을 하면서 많이 우울해졌다. 한때 ‘커리어 우먼’을 꿈꿨지만, 출산으로 회사를 관두면서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느정도 컸고 경제활동에 대한 미련도 많이 남아 재취업에 도전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김씨는 “처음엔 병원에서 일자리를 알아봤는데, 40대가 넘으니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며 “지금은 동네마트에서라도 일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일자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결혼 전 어린이집 교사로 일한 주부 이모(37)씨는 1여 년간의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계속되는 구직 실패에 결국 창업을 선택한 것. 이 씨는 “어린이집에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시간이나 월급이 맞지 않았다.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아서 창업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결혼 또는 육아로 직장을 그만둔 뒤 경력이 단절된 여성(경단녀)들이 큰 마음 먹고 취업문을 노크하고 있지만 만성적 경기침체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재취업을 지원하지만 고용악화로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경단녀는 고용시장에서 아예 후순위로 저만치 밀려나고 있는 것. 경단녀의 재취업 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셈이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경단녀는 지난해말 기준 6만9천명이다. 2013년 (10만1천여명)보다 3천여명이상 줄었다. 지난해 경북지역 경단녀는 5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지표상 경단녀 수는 분명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인구감소와 비혼, 비출산 등에 따른 것이다. 실제 경단녀들이 체감하는 취업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대구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경단녀들의 구직 체감률 변화는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센터 측은 “코로나 19이후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경단녀를 고용하려 기업들도 많이 사라졌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다. 설사 고용이 돼도 경단녀보다는 정부나 지자체 지원이 많은 청년, 시니어(어르신)들을 뽑는 추세”라고 했다.

장지은 계명대 여성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최근 정부나 대구시가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40~50대 여성에 대한 일자리 지원이 소홀해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새 일자리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email protected]

이지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단녀# 채용# 취업# 고용시장# 경기침체

Related Posts

가상대학에서 일반인들에게 근현대사를 강의하다

큰사진보기 ▲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국민의 정부’의 업적과 역사적 성격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

어머니 생각이 피어오르는 목단꽃

큰사진보기 ▲ 목단꽃연못가에 소담스럽게 핀 목단꽃 ⓒ 김성례 관련사진보기 지난 주말 시골집에 갔

You Missed

美백악관, 대학가 '親팔·反이' 시위에 "소수가 혼란 유발"

[속보] 여야 '이태원 특조위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 합의

“패장은 설치지 마라” 친윤 ‘이철규 원내대표론’에 반발 확산

“패장은 설치지 마라” 친윤 ‘이철규 원내대표론’에 반발 확산

어머니 생각이 피어오르는 목단꽃

가상대학에서 일반인들에게 근현대사를 강의하다

가상대학에서 일반인들에게 근현대사를 강의하다

울산교육청 직업계고 취업 활성화 기업 현장과 소통 강화

울산교육청 직업계고 취업 활성화 기업 현장과 소통 강화